
[김철수입니다. 이하 글은 영화에 대한 감상/리뷰 외의, 영화 줄거리와 결말에 대한 매우 상세한 묘사가 주를 이룹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영화를 감상하신 뒤 돌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영화는 어느 한 목공소의 모습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작업반장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전화가 한 통 걸려오고 반장은 이를 받으러 나간다.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나이는 많아 보이지 않는다. 팔에 있는 문신들과 짧게 자른 머리. 그들의 모습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그들이 심상치 않은 사람들임을 느끼게 한다. 오가는 톱날들과 눈빛들.
작업반장이 전화를 받으러 나가자 모두가 미리 말을 맞춘 듯, 어느 한 명에게 달려들어 집단 린치를 가한다. 누군가 휘파람을 분다. 주인공(다니엘)으로 보이는 남자는 문 앞에서 서서 작업반장이 돌아오는지 망을 본다. 사람들은 린치를 가하는 남자의 바지를 벗기고, 영 좋지 않은 곳을 작업도구에 밀어넣으려 한다.
때마침 작업반장은 돌아오고, 모두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제자리로 돌아가 일을 하는 척을 한다.

이러한 일련의 폭력이 잦아들고 분위기가 바뀐다. 정갈한 음악이 깔리고, 경건하게 침구를 정리하는 주인공 다니엘의 모습. 십자가를 소중한 듯 매만지며 정리하는 모습은 이전 씬의 모습과 괴리감을 크게 느끼게 한다. 게시판에 붙은 분노와 같은 강렬한 단어들. 이질적이다.
장소는 목공소가 아니라 소년원으로 보인다. (아마 작업반장이 아닌 소년원 감독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으레 있는 시간인 듯 신부님이 찾아와 말한다. “나는 그저 기계적으로 기도하기 위해서 오지 않았다. 축구하러 나가면 신도 따라올 것이다.” 의미심장한 가르침에 묘한 표정을 짓는 다니엘. 신부는 다니엘과 소년원의 아이들에게 너희들 모두가 각각 한 명의 사제라고 말해준다. 주인공 다니엘은 앞으로 나가 찬송을 부른다.

식사를 하고 있는 소년원 감독관들과 소년들. 식당 안으로 보너스(Bonus)라는 소년이 들어오자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며 이내 조용해진다. 큰 풍채와 더물어 위압감을 내뿜으며 자리에 들어온 그는, 무언가 주인공과 사연이 있어 보인다. 다니엘의 뒤에 앉아서 "오랜만이네" 라고 인사를 건넨다. 감독관들의 눈매가 매서워진다.
보너스는 "도망칠 수 있을 거 같냐?”라며 다니엘을 조롱하고, 감독관이 다가가 이를 제지하려 하자 먹고 있던 식기를 다니엘의 머리에 던져 깨버린다. 그러자 오히려 다니엘을 비웃는 소년들.

시간이 밤으로 바뀌고, 다니엘은 중얼거리며 기도인지 뭔지 모를 것을 중얼거린다.
“문신을 한 신부”

번호를 다니엘에게 건네며, 오후 4시까지 목공소로 꼭 가야 한다며 당부하는 담당신부. 소년원의 소년들을 담당하는 신부로 보인다.
어딘가 낯선 곳으로 떠나는 다니엘.
어떤 신학교도 너 같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 말하는 신부의 모습. 다니엘의 표정에서 어딘가 착잡함이 드러난다. 다니엘은 소년원에서 떠나 어딘지 모를 지역의 목공소로 향해야 한다. 다니엘의 어깨를 두드리는 담당신부.

신부와 이야기하던 다니엘의 모습은 장면이 바뀌어, 술과 마약을 하는 그의 모습을 비춘다. 화장실에서 어떤 여성과 격렬하게 섹스를 하는 다니엘. 관계 후에 그녀는 다니엘에게 소년원에서 그가 왔는지를 묻는다.

떠나기 전 광란의 밤을 보내는 다니엘. 잔뜩 취한 그는 갑자기 어디선가 훔쳐온 (아마 소년원일 것이다) 사제복을 갈아입고 등장한다. 그런 다니엘을 보고 성 다니엘(Saint Daniel)이라 부르며 사제복을 매만지는 친구를 때리는 다니엘.

떠나기 위해서 역에서 기다리는 다니엘.
버스를 타고 떠나는 다니엘은 버스에서 담배를 피우고, 건장한 남자는 그에게 접근해 담배를 끄라고 경고한다. 다니엘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자신의 신분증을 보여주고, 다니엘은 담배를 밖으로 던진다.
형사는 다니엘에게 행선지를 묻고, 그는 목공소라 답한다.
형사는 곧장 그가 소년원에서 왔음을 알게 되고, 가석방 상태임을 묻는다. 다니엘은 가석방 되는 조건으로 목공소에 가서 일을 하기로 되어있던 것이다. 그런 다니엘에게 험상궂은 형사는 “너같은 놈들은 어디서든 느낄 수 있다.”라며 경멸적인 말과 태도를 보인다.

다니엘은 약속했던 것처럼 목공소로 향한다. 그러나 목공소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풍경은 어디지 모르게 소년원의 모습과 닮았다. 사람들마저도 똑닮았다. 다니엘은 다시 산으로 향한다. 산꼭대기에서 담배를 피우는 다니엘. 그리고 무언가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한다.
그런 그에게 어디선가 성당의 종소리가 들린다.
다니엘의 발걸음은 목공소가 아닌 성당으로 향하고, 다니엘은 마을 길가에서 사람들의 사진이 붙어있는 게시판을 발견한다. 그들을 추모하는 것으로 보이는 게시판.

성당에 도착해 앞에 홀로 앉아 있던 소녀(엘리자)에게 말을 거는 다니엘. 그는 미사가 이미 끝났는지 묻고, 소녀(엘리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다음 미사는 다음 날 아침에 있다고 알려준다. 그리고는 다니엘에게 목공소에 잘 곳이 없어서 왔냐고 묻는데, 형사와 소녀(엘리자)의 반응을 통해서 소년원과 해당 지역의 성당, 목공소의 일련의 커넥션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다니엘은 목공소는 모르는 일이라며 시치미를 떼고, 다니엘은 어디서 왔는지 묻는 엘리자에게 ”어디서 왔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로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라며 맞받아친다.
피식 웃으며 어디로 갈 것이냐고 묻는 엘리자에게 ”바람이 이끄는대로.”라는 선문답을 하는 다니엘. 그러자 엘리자는 ”목공소에서 왔네.”라며 시니컬한 반응을 보인다.

무언가 생각하는 다니엘.
자신은 사실 사제(Priest)라고 거짓말을 한다. 엘리자는 비웃듯이 “그럼 난 수녀다.”라며 맞받아 친다.
다니엘은 말없이 훔쳐온 사제복을 꺼내어 엘리자에게 보여준다. 갑자기 표정이 바뀌는 그녀는 누군가를 소개해준다며 자리를 뜬다. 문제아 바라보듯 했던 소녀는 그를 father라고 부르며 기다리라고 한다.
그리고 어떤 나이든 여성을 데리고 나오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여성이 화 안났는데 들어와서 말을 하지 왜 밖에서 기다리고 있냐고 다그치는 대목으로 보아, 둘 간의 모종의 언쟁이나 사건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엘리자가 데려온 여성은 다니엘에게 인사를 하며 교구 주임신부가 다니엘을 보면 기뻐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 여성은 교회 관리인 리디아였고, 엘리자의 어머니였다.

리디아가 다니엘에게 머물 곳을 마련해주자, 오히려 다니엘은 창문이 안 열리는 것을 보며 당황해한다. 이내 리디아는 다니엘을 교구 담당 주임신부에게 소개시켜 만나게 해준다. 해당 지역, 교구의 주임신부 이름은 golab. 그런 그에게 다니엘은 자신은 토마스 신부라고 거짓말로 소개를 한다.
대뜸 동전과 지폐의 잔액을 분류해달라고 부탁을 하는 golab신부(이하 주임신부) 주임신부는 다니엘에게 교구에서 교구로 이동하며 순례를 하고 있는 것이냐고 묻는다.
그리고 최근에 신부로 임명되었는지 묻는 주임신부. 어느 신학교인지를 곧장 묻자 당황하는 다니엘.
바르샤바 지역의 대학교라고 둘러대보지만 계속해서 신부는 이를 묻는다. 주임신부는 자신이 졸업한 신학교를 밝히며 다니엘의 신학교는 상당히 엄격한 곳이었겠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딱히 의심하는 기색은 없어보이는 주임신부.
현재 담당 교구(해당 지역의 성당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어떠냐며 말을 돌리는 다니엘. 주임신부는 “사람은 많지만 진짜 믿는 사람은 적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다니엘은 길을 걸어오며 사람들의 사진이 붙어있던 게시판에 관해서 묻는다.
묘한 분위기를 띠며 집안일을 돕고 있는 리디아. 그것은 비극이었다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golab 주임신부. 다니엘에게 여기 머물 것을 권유한다. 우선 하룻밤을 권유하는 주임신부의 제안을 다니엘은 받아들인다,

시간이 바뀌어 밤이 되고, 슈퍼마켓에서 담배를 사는 다니엘. 그냥 센 담배로 달라는 다니엘의 말에 슈퍼 캐셔는 의아해한다. 다니엘은 장을 보고 나오는 길에 어딘가 불량해보이는 무리 속 낮에 봤던 엘리자의 모습을 본다. 어딘가 자신의 모습과 닮아 있는 모습. 그러나 엘리자에게 그는 사제의 모습을 하고 있다. 게시판 앞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리디아(엘리자의 어머니, 교회 관리인)의 모습 역시 바라본다.
집으로 돌아와 토마스 신부에게 오는 전화를 무시하고 잠자리에 드는 다니엘. 토마스 신부는 자신이 떠나온 소년원의 담당신부로 보인다. 다니엘은 그의 이름을 둘러대서 거짓말을 한 것. 다니엘은 쉽게 잠에 들지 못한다.

날이 밝는다.
사제복으로 갈아입은 다니엘은 한숨을 푹 내쉬고 하룻밤 머물렀던 주임신부의 방 밖으로 나온다. TV에는 축구가 켜져 있지만 아무도 없는 신부의 방. 식탁 위에는 가득 차 있던 술병이 텅 비어있다. 침대가 아닌 방바닥에 쓰러져 있는 golab 주임신부. 다니엘은 단순히 그가 술을 먹고 바닥에서 자는 건가 싶어하지만, 리디아는 이 상황이 어딘가 불편해 보인다. 이내 리디아는 다니엘을 이끌고 교회로 나간다. 소년원의 문제아가 주임신부를 대신해 교회에서 첫 고해성사를 보게 된 것이다.

인터넷으로 고해성사 보는 법을 검색해서 얼떨결에 고해성사를 하는 다니엘.
첫 고해성사 상대는 12살 남자아이의 어머니였는데, (영화는 끊임없이 다니엘이 자기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대상을 제시한다) 그녀의 고민은 그의 12살 막내아들이 담배를 핀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아 아들을 때렸다는 그녀의 고민에 다니엘은 더 강한 담배를 사주거나, 당신이 태우는 담배를 아들에게 주라는 신부답지 않은 조언을 한다. 그럼 담배를 끊을 것이라고. (여기서 그녀는 자신은 담배를 태우지 않는다고 하는데, 다니엘은 담배 냄새가 난다고 지적한다. 그러자 그녀는 가끔 태운다며 이를 시인한다) 그리고 다니엘은 그녀에게 아들을 체벌하는 횟수를 묻는다. 그녀는 한 번이 아니었다고 말하며, 눈물이 맺힌 채로 자리를 떠난다.

golab 주임신부와 다시 마주하게 된 다니엘. 주임신부는 알코올 중독에 관해 에둘러 자신을 고백한다. 식탁 위의 빈 술병은 이를 암시하는 것이었다. 주임신부는 “고백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말을 다니엘에게 하는데 무언가 가르침을 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는 교구의 주임신부 자리를 얼마간만이라도 맡아달라는 부탁을 한다. 자신의 문제(알콜 중독)의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만이라도. 그리고는 미사를 담당해 달라는 말씀이냐고 묻는 다니엘의 제안에 웃으며 ”그보다 더한 것까지도“ 라는 말을 남긴다.
다니엘은 단 며칠 간만이라고 못을 박고 자리를 떠난다.

시간이 바뀌어 비가 내리는 밤이 되고, 관리인인 리디아는 다니엘에게 주임신부의 방에는 들어가면 안 된다는 말을 남기고, 어느 허름한 숙소를 내어주며 키를 건네준다. 이에 엘리자는 주임신부의 방이 비었는데 왜 다니엘이 주임신부의 방을 쓰면 안되냐고 다시 묻고, 리디아는 그 주임신부의 방은 주임신부의 것이기 때문이지라고 답한다. 아직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다니엘의 신부대행.
미사는 아침 8시라고 말하고 자리를 떠나는 리디아와 엘리자.
그들이 떠나고 다니엘은 담배를 문 채로, 휴대폰 불빛을 비추어 성경인지 문고본인지 모를 무언가를 어둠속에서 읽는데, 불을 일부러 키지 않은 것인지 혹은 불이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좋지 않은 숙소를 리디아가 건네준 것인지는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다니엘은 실제로 아침 미사를 집전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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